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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드라이기 사려다 반건조됨ㅋㅋ

아니 진짜 궁금한데 나만 이랬던 적 있음? 그냥 뭐 좀 하나 사려다가 갑자기 내 손가락 하나 잘못 움직였으면 뉴스 기사 같은 데 실릴 뻔한 그 기분? 나는 지난주 목요일 저녁, 평소처럼 라면 먹으면서 핸드폰으로 당근마켓 보다가 그 상황을 겪음.

원래는 청소기 같은 거 잘 신경도 안 쓰고, 돌돌이 하나로 쓸었는데 그날따라 갑자기 먼지가 막 보이는 거임. 그래서 무슨 갑작스러운 결벽증이 왔는지 "나도 다이슨 하나 들여볼까?" 이 생각이 든 거. 근데 또 정가 주고 사긴 좀 아깝잖아. 신제품 모델은 진짜 가격이 너무 사악해서 그냥 앱 열어서 슬슬 구경이나 해보자는 느낌으로 봤음.

그러다 하나 걸렸지. 사진이 이상하게 깔끔하고, 글도 필요 이상 친절한데, 내가 진짜 딱 좋아하는 모델인 거임. 게다가 가격이 애매하게 ‘살짝’ 싸. 막 미친 듯이 싸진 않아서 덜 수상하고, 상태는 또 “거의 새 거예요. 2번밖에 안 썼어요” 이래놓고 막 박스 사진까지 있음. 지금 생각하면 그게 진짜 너무 교묘했음. 너무 잘 만든 ‘거의 진짜’ 느낌이었거든.

근데 여기서부터가 핵심. 당근 채팅으로 몇 마디 주고받다가, 상대방이 갑자기 말하길 “제가 알람을 잘 못 봐서요. 혹시 톡 하실래요?”

솔직히 이때까진 별 생각 없었음. 요즘 톡으로 거래하는 사람들 은근 많고, 나도 몇 번 해봤으니까. 그래서 그냥 카톡 아이디 받아서 넘어갔고, 프로필 사진도 평범하고, 대화도 진짜 아무 이상 없음. 물건 상태, 구성품 뭐뭐 있는지, 직거래 가능 여부 이런 거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줌. 말투도 막 “ㅎㅎ” 이런 거 섞어가면서 되게 자연스럽게.

근데 중간에 갑자기 그러는 거임.

“저는 보통 네이버페이로 받아요. 거래 많아서 그게 편하더라고요.”

그리고 뭔가 링크를 하나 보내주는데... 그 순간부터 뭔가 말로 설명 못 할 불편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왔음.

링크 열자마자 일단 페이지 디자인이 너무 익숙해서 ‘어? 이거 그냥 네이버 결제 페이지잖아’라고 생각할 뻔했는데, 희한하게 너무 익숙한 게 오히려 이상했음. 주소창 보니까 ‘naversafety-kr-whatever.com’ 이렇게 돼 있고, 글씨체나 버튼 간격 같은 것도 평소에 내가 보는 거랑 아주 미묘하게 달랐음. 근데 진짜 이게... 겉보기에 너무 똑같으니까 ‘이상한데’ 생각하면서도 내가 의심하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거야.

그래도 뭔가 진짜 찝찝해서 그냥 브라우저 닫고 다시 대화창 돌아와서, 너무 기분이 이상한 거임. 막 숨이 턱 막힌다기보단, ‘나 지금 무슨 상황이지?’ 싶은 멍한 느낌. 그래서 예전에 주소모음에서 봤던 검증사이트가 떠오름. 먹튀위크였던 거 같음. 그때는 그냥 사기 정보 같은 거 모아놓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이번엔 진짜로 먹튀위크 검색해서 들어가 봤음.

들어가자마자 진짜로 뒷목 확 당기는 느낌 받음. 아예 사례로 정리돼 있었음. ‘당근 → 카톡 유도 → 네이버페이 링크 → 사칭 결제창’ 이 흐름이 한 줄로 요약돼 있는데,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그 길이었음. 거기 올라온 피해자들 글 보니까 심지어 받은 링크 주소도 나랑 아주 비슷했고, 몇몇은 눌렀다가 진짜 계정 털린 사람도 있었고. 그거 보고 그냥 폰 내려놓고 멍하게 한참 있었음.

난 결국 물건도 안 샀고, 톡도 조용히 차단했고, 그냥 이상한 하루로 끝났는데... 좀 기분이 묘함. 뭐 거창하게 ‘큰일날 뻔했다’ 이런 느낌도 아니고, 그냥 갑자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가짜였는지 모르게 돼버리는 그런 기분. 그 사람 말투, 프로필, 나눈 대화 전부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는데, 다 ‘의도된’ 거였다고 생각하니까 뭔가 사람이 소모된 느낌?

그날 이후로 뭘 조심하게 됐다거나, 내가 철이 들었다거나 그런 건 딱히 없음. 그냥 이상한 피로감만 하나 생겼고, 지금도 그 다이슨 청소기 검색 기록 보면 살짝 울컥함. 결국 청소기는 안 샀고, 마음만 한번 크게 털렸음.

…생각해보면, 제일 웃긴 건 아직도 그 링크가 내 카톡 대화창에 그대로 있다는 거. 안 누른 내가 이긴 건지, 그 사람이 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무 일 없었던 게 이상할 정도로 이상한 하루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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